섣달 그믐, 오늘은 마녀들의 가면 무도회가 있는 날입니다.
깊은 숲 속에서 드물게도 아리따운 빛이 새어 나오네요.
마녀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아무도 모르게 가면을 쓰고
화려한 인파 속에서 마치 나비같은 우아한 춤선을 뽐냅니다.
어떤 마녀는 아예 다른 사람인 것처럼 변신을 하고 온 모양이에요.
서로가 누군지도 모른 채,
그저 이 무도회의 화려함에 흠뻑 젖어
흥겨운 음악소리에 몸을 맡기는 마녀들.
그 화려함에 인근의 동물들도 구경을 왔는지
저 멀리 수풀 새로 빼꼼 고개를 내민 모습이 보입니다.
오늘이 지나면 함께 춤을 췄던 이가 누군지,
함께 술잔을 나누고 대화를 하던 이가 누군지,
그건 아무도 모를 일이죠.
기울었던 달이 차오르고
또다시 한 해의 끝자락이 찾아오면
그 땐 그 사람이 누군지 찾을 수 있을까요?